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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VR to Korea #2_해운대 to 땅끝마을


계획으로 세웠던 '한반도 투어'의 두번째 라이딩.  여름 휴가 때 다녀온 '강원도 고성에서 해운대' 투어의 연장선. 남해 투어링이 시작되었습니다.
방구석에 박혀서 보내는 우울한 휴가보다 멋진 한국을 보고자하는 목적과...무엇보다도 '일단 한다!'라고 내질렀던 말에대한 책임. 그리고 나 자신에게 한 약속은 지키자! 라는 마음에 외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출발하기 전, 준비물들을 한자리에 챙겨두고 사진을 찍어보니, 여름에 윤찬이와 함께 간 라이딩보다 확실히 짐이 많아졌습니다.
날씨도 추워졌고 나눠서 가지고 간 공구도 혼자서 챙겨가야했기 때문에...


금요일 회사를 마치고 채비를 하여 나가며 집 앞에서 한 컷.
1989년에 만들어진 콜나고 마스터 피우, 저번 여름 투어링 때, 그렇게 많은 비를 맞고도 멀쩡합니다.
'이번 투어도 잘 부탁해..'


서울 강변터미널에서 해운대로 바로가는 버스가 있어서 그것을 타고 자정 즈음에 출발하니 4시간 40분 정도 소요가 되었습니다.
새벽 5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해운대는..........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느정도 내릴 것은 예상했지만... 많이 옵니다. 그래도 비가 그칠 때 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 출발합니다.


가을 비를 맞아보니 예전에 달리며 맞은 여름 비는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 같은 것이었습니다.
빗줄기가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부산을 벗어날 즈음, 너무 춥고 배고프고...가까이 보이는 분식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을 먹고 다시 충전을합니다.
분식집 아주머니께서는 저의 나이와 사는 곳, 직업을 물어보시더니 자기 딸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합니다. 갑자기 이게 무슨말...?
따님이 이제 곧 오니 기다려라고 합니다. 이거 뭔가 무서워...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첫째 날, 진주까지 갈 것으로 계획을 잡았지만 추운날씨에 맞은 비 덕분인지 오한을 시작으로 감기와 몸살을 획득하였습니다.
정신이 몽롱해지고..일단 어디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가까운 모텔로 들어갔습니다.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몸을 녹였습니다.
세시간쯤 자고 일어나니 살 것 같아, 비를 많이 맞은 자전거를 손보고 젖은 옷들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곳에 비가 그치고 구름사이로 해가 나왔습니다.
어딘지도 모르고 멈췄던 첫째날 쉬어가는 곳은 진해였습니다.
아주 어릴적 해군 군함을 타러 소풍왔던 기억이 나는 곳...


오전 내도록 오던 비는 그치고 밝은 햇살이...젠장할...
빌어먹을 날씨는 날 싫어하나 봅니다. 자전거 탈 때는 그렇게 비를 쏟아내더니...


여튼 이런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진해 터미널 근처를 산책하는 저는 아주 멋진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습니다.
비록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지만... 아름다운 모습은..최고였습니다.
'떠나지 않는 자'는 절대 볼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동네 주민은 그냥 볼 수 있.......





혼자서 외롭게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이고 있는데 기훈형님이 연락이 와서 어디냐고 물어봅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애마 '골프'를 타고 달려온 기훈행님은 차를 타고 진해 투어를 하자고 합니다.
마신이 고향인 형 덕분에 진해루와 진해의 멋진 곳을 산책하고 저녁을 먹으러 창원으로 갑니다.


애마 '골프'.
아...골프.. 우리 곧 다시 만나자.


혼자 여행하면서 절대로 할 수 없는 것!!!!!
기훈행님 덕분에 삼겹살을 구워 먹습니다.


투어 중, 유일한 내 사진...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습니다. 엄청큰 아이스크림...달리면서 떨어진 당을 채우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렇게 기훈행님 덕분에 외롭지 앉은 밤을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둘째날 라이딩을 위해. 에너지들을 가방에 가득 넣습니다.
차가 달리려면 기름을 넣듯, 자전거를 타고 갈려면 배를 채우고 떨어진 당을 채워야 합니다. '당 떨어진다' 라는 말은 진짜입니다.


달리는 중간중간 먹는 연양갱은 최고의 에너지바 입니다! 라이딩의 필수품 연.양.갱.



다행이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조용하고 멋진 길을 달려서 진주에 도착합니다.


진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 둔치는 자전거 타기에 상당히 잘 정리가 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전거 도로가 아닙니다. 배가 고픕니다.
진주에는 맛있는 칼국수가 있다는 정보가 있었기에 그 칼국수를 먹으러...진주 시내를 구석구석 뒤집니다.


하지만 결국 칼국수집은 찾지 못하고...
대안으로 생각했던 '제일식당'이라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의 메뉴는 '육회비빔밥'입니다. 고소하고 아주 맛있습니다.
하.지.만...!! 양이 적습니다.
다른 군것질을 하고 출발.


순천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저녁을 먹을까...하였지만. 최종 목적지를 벌교로 잡은만큼...참고..벌교까지 달려갑니다.
야간 라이딩 채비를 하고...


차들이 엄청 많이 다니는 무시무시한 국도를 달려 벌교에 다다릅니다.


벌교에 숙소를 잡고.. 벌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꼬막!!!!!
꼬막 무침회와 꼬막 된장 등과 함께 먹는 밥은...왜 사람들이 '벌교...벌교...'하는 지 알 수 있는 맛입니다.


외로운 밤을 달래기 위한 맥주....를 구매하여 숙소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둘째날을 마무리 짓고..
마지막 라이딩을 준비합니다.


아침부터 비가...내립니다. 비...비.....비..이놈의 비는 나를 그렇게 싫어하는지..또..비가..


비가 오지만..달립니다. 달려야죠...
벌교에서 땅끝으로 가는 길에는 유난히도 거대한 트럭이 많이 다닙니다.


이번에 장만한 캣아이 스트라이다(?) 속도계..
이놈. 반응속도도 빠르고 간편한 사용법에 좋습니다. 하지만 클래식 자전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외관 덕분에 당장이라도 떼어서 버리고 싶습니다.
내가 왜 이걸 샀는지...


빗물과 함께 취어 올라오는 흙, 모래..


강진을 지나서 해남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어마어마하게 멋진 산이 있습니다.
바위로 이루어진 산에 중간중간 석간송과 나무들이 있습니다. TV에서 보던 금강산인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부터..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라이딩을 하였는데...
계속 이어지는 업힐과 다운 힐....족히 10개는 넘는 것 같습니다.


아침일찍 출발하여 해가지기전에 땅끝마을 도착! 드디어...
삼일간의 라이딩 끝에 도착한 해남 땅끝마을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무슨 농간질인지... 무심하기도 하지.. 엄청나게 많은 비를 맞으며 땅끝마을에 도착하니..햇볕을 내려주시는...


여튼,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땅끝마을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산책로가 잘 되어 있고, 연인......들이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 분명합니다.


도착한 전망대에서 마을을 보고있자니..마치 뉴질랜드의 퀸스타운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산책로 좌우측으로 놓여져 있던 조명들은..이상하게 하나도 켜지지 않았습니다. 산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번쩍이듯 스쳐 지나간 아이폰 어플. 냉큼 플래쉬 어플을 받아서 도움을 받아 산을 내려왔습니다. 하지만.....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홀로 버려진 산에 있는 다는 것은 두번다시는 하기 싫은 경험입니다.


땅끝마을의 아침은 상쾌했으며 하늘은 청명했습니다. 햇볕은 눈 부셨고.. 외로웠습니다.


방파제로 나가서 본 마을의 모습. 하늘도 깨끗하고 정말 쉬기 좋은 곳입니다.
다만 깡패같은 밥값만 아니면....


처음으로 이용해본 똑딱이 카메라의 셀프타이머.
한반도 조형물 앞에서 찍어보았습니다. 마무리 사진이라 생각하니 조금은 뿌듯하며 스스로가 자랑 스러....
한반도 투어를 계획했었고 2/3을 해내서 기쁜마음도 있고. 마지막 남은 서해안 투어가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번 투어를 마무리 지으며.. 처음 달리기 전에 했던 생각들... 이런 저런 진지한 생각을 할 시간도 많았고 달리는 내내 비도오고 감기 몸살도 득템했지만 혼자했기에 더욱 보람찬 시간이긴 개뿔...진짜 외롭고 무섭고 혼자 밥집 들어가니 1인분은 안 판다고 하고..산에서 해지고...길 헤매고..
여행 동반자를 구해서 가자는 교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