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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7_치악산

*깔대기 친구 주노준오의 글을 퍼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깔때기 이론입니다! (뮤직 스타트!)

드디어 저희도 복불복으로 뽑힌 치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지금 그 이야기를 해드릴테니 들어봐 주시길 간곡히 청하겠습니다 여러분 :D

 

 

16일이었죠. 일기예보에서 원주 치악산의 기온이 영하 15도라는 소식을 듣고

비리비리한 저희 남정네들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뭬야? 영하 15도?"

전혀 몸에 와닿지 않은 온도였죠.

기온에 '-' 하나만 붙으면 집에서 보일러 올려 놓고 이불 뒤집어 쓰고 있는

저희들이기에 영하 15도는 감히 상상도 못 할 수치였습니다.

작년 지리산을 오를때도 물론 영하였지만 그 때는 뭣도 모르고 오른거라 갔다 올 수 있었지만

이미 경험한 우리들이기에, 서툴렀던 겨울산행에 희생양들이었기에

영하의 매서움 그것도 영하 15도라는 온도는 우리를 공포감에 몰아넣기에 충분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네 또래에선 모르면 간첩인 그 유명한 말 있지 않습니까?

'JUST DO IT' 마이클조단이 그랬던가요?(기억이.. 헤헤)

젊은이들의 강점 무식함! 하나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사당역에서 6시30분 집합.(이었었죠..)

하지만 우리 의지의 한국인들은 호기롭게 다들 지각을 합니다.

하나 둘 모여서 출발을 시도할 수 있었던 시각이 아마.. 7시 30분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서울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올라타 휴게소를 하나 들려 아침 끼니를 해결하고

드디어 치악산 국립공원에 도착!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일단 사진을 먼저 보실까요!(산행경로는 구룡사입구-세렴폭포-사다리병창길-비로봉-계곡길-세렴폭포-구룡사입구입니다.)

우측 하단에 전체화면 모드로 클릭해서 보시면 멋쟁이!

 

먼저 이야기를 계속하기에 앞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치악산에 와주기로 하였고 치악산에서 만난 우리의 든든한 지원군 3명! 

몸이 성하지도 않았던 분도 계셨지만 아무말 없이 저희와 같이 산행에 참여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앳되어 보였던 재수생 4분!

정상에서 뵈었던, 아내분이 국어 선생님을 하셔서 아주 멋진 글을 써주실거라 약속 해 주신 아름다운 커플 2분!

하산길에 마주쳤던, 날이 곧 어두워지니 길을 재촉 하셨던 2분!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눈물이 멈추질 않아 흑흑)

 

 

이야기 다시 시작해 보아도 괜찮을까요?

 

먼저 저희는 처음에 주셨던 고어텍스 휘슬을 갖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휘슬의 보통의 용도는 사고시 자신의 위치와 자신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알리는 기능이기에

이걸 나누어 줄 때 단순히 '위급시에 쓰세요! 이것만이 아닌 고어텍스와 우리 팀을 기억에 오래 남게 할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던 도중!

고어텍스 해피풋 캠페인 안에 또 다른 작은 캠페인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에서

중간에 보이는 'WHISTLE FOR LIFE' 뱃지를 기획하였고 탄생하였습니다.

 

다들 우락부락 무식해 보이는 남자들이지만 다들 소녀 감성에 수줍음이 미모사만큼이어서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막무가내로 '저기요 저희는 이런 사람들...' 이라고 말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 뱃지와 휘슬을 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낯선 사람만 보면 얼굴이 굳어 지는 저희 팀장님도

청산유수(까지는 아니지만..) 달변가가 된 모습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오르고 오르고 계단을 오르고 바위를 오르고

마침내 비로봉에 오르니

시쳇말로 '오지게' 춥더군요.

사실 글을 쓰는 저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비행기를 타야지 갈 수 있다는

남극을 가는 복장으로 와서 다른 팀원들이 약자라 놀렸지만 어쩌겠습니까. 추운데..

칼바람이 카메라를 쓰러뜨리고 장비들이 날리고 엄청 어수선했습니다.

급히 추스리고 배너를 들고 찰칵! 비로봉 표석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한장 찍어달래서 찰칵!

팀원들한텐 비밀이지만 제가 제일 잘 나온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하산을 시작합니다! 배가 고파서 징징댔지만 예상외로 지체가 많이 되어서

그리고 정상은 바람이 너무 불어 식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내려가던 중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고 고장난 벤치(어 그러고 보니 산에 왜 벤치가 있었을까요?)

식탁이 되어 주는 장소를 찾아 식사를 시작합니다.

딴딴히 얼은 김밥. 도저히 불을 생각을 안하는 라면. 그런데 어떻게 다들 그렇게나 식사를 맛있게들 하는지

모두들 식사에 집중합니다.

저는 식사를 다하고 잠시 생리현상을 해결하려 하는데... 당했습니다. 흑흑 (궁금하시면 영상 끝을 집중해주세요!)

이제 다시 내려가 볼까요?

 

세렴폭포로 다시 내려와 저를 빼놓고 두 팀원이 고어텍스 슈즈의 방수성을 테스트하고 있더군요. 사실 제 신발도 고어텍스인데

아웃솔 부분이 터져서... 물이 줄줄 새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테스트는 불가.

혹시 고어텍스는 역시 고어텍스?

물이 신발내로 들어왔다면 차갑다고 난리 부르스를 떨었겠지만 물이 안들어오니 테스트는 너무 쉽게 끝나버렸고

남들이 고통스러워해야 즐거운 우리네인데.. 물이 들어오지 않아 아무렇지도 않으니 별 흥미도 안생기고

'아 그렇구나' 무언가 반전을 기대했던 제가 잘 못 된거겠죠? 그냥 밀어서 넘어뜨릴껄 그랬어요 으흐흐흐.

 

세렴폭포를 지나니 해가 급속도로 지기 시작합니다.

저희 팀에서 외로움을 담당하고 있는 정승민군은 새로 산 헤드렌턴을 시험해봅니다.

강력했습니다. 딱 그의 외로움의 강도만큼이었습니다.

그의 헤드렌턴의 불빛(이라 쓰고 외로움의 스펙트럼이라 읽는다.)에 의지해 무사히 구룡사를 지나

주차장에 당도합니다. 서울로 가는 봉고에 몸을 싣고 건대근처의 한 기사식당에서 돼지고기 불백을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쿨하게 헤어집니다.

그러나 다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뒷모습들이 안쓰럽네요.

 

 

 

 

그럼 이제 영상을 보실 차례입니다!

영상을 보고 "야 나도 데려가!" 이런 느낌이 나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체키라웃!  HD체크는 필수!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남자빼고)